* * * 세레나는 황무지 근처에서 그나마 높은 언덕을 향해 후들거리는 다리를 달래가며 걸어갔다. 뭐 같은 테마파크 안의 봄, 중앙의 진짜 놀이공원이었다. 진짜 이런 거지 같은 발상은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. 자기는 날씨를 다룰 수 있으니 온도 차 정도는 쉽게 찾는다고 클레어가 말했지만 낮이 꽤 지났는데도 찾지 못했다. 클레어가 거짓말을 했거나 능력이 부족한...
클레어는 세레나가 이끄는 대로 달려갔다. 반딧불인지 개똥벌렌지 몰라도 그럭저럭 효과가 있어서 달려도 덜 아팠다. 세레나가 이건 임시방편이니 제대로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도 감지덕지했다. 세레나가 머문다는 건물에 들어가자 누군가 지켜보기라도 하는지 금세 어두워졌다. 밤에 들리던 괴상한 울음소리가 다시 났다. 여기서 3주를 어떻게 버틴 거지? 불현...
* * * 너무 잔 것 같았다.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. 클라렌스 트레버는 눈을 떴다. 순간 깨달았다. 하늘이 붉다. 시뻘겋다. 이를 깨달은 순간 몸이 덜컹 내려앉았다. 누군가 목을 조르기라도 하듯이 숨이 막혀왔다. 뭐지. 뭐야. 왜 하늘이 이리 붉지? 나를 굽어보지 않아도 매일매일 푸르던 내 하늘이. 붉은 하늘. 완전히 붉은 건 아니다. 군데군데 구멍이 뻥...
* * * 유달리 모래 먼지가 휘날리던 날 세레나 로젠펠드는 3주 동안 고립된 적막한 봄에서 비 오는 소리를 들었다.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. 무려 3주 동안이나 들어보지 못한 소리였으니까. 3주가 아니라 그 이전에도 들어보지 못했다. 세레나에게 이만큼이나 가느다란 소리는 세상에 없는 저 너머에서나 들리는 무언가였다. 기관실에서 기름먹은 기계와 부대끼...
은회색 머리카락의 전직 레인저 클라렌스 트레버는 풀 대신 자갈이 자란 봄의 황무지에 주저앉은 채 레인저 타이틀을 달기 전부터 쓰기 시작한 노트를 뒤적거렸다. 노트를 뒤적이자 종이에 샌 잉크 대신 피가 묻어나왔다. 호수가 오염되고 나서 사색이 된 파니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다며 호수로 달려 나간 뒤였다. 테리는 호숫가에 마을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. 그래...
우리의 하늘은 언제나 그렇지, 구름 한 점 없기도 시커멓기만 하잖아. 세레나, 언제나 그랬어. 우리가 어찌하든지. 빛이 꺼진 천장이다. 까끌까끌하게 튀어나온 흉터가 별의 흉내를 낸다. 나는 알지, 저것은 별이 아님을. 너는 말했지, 그러면 별을 보러 가자고. 그 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, 밤하늘에 가장 흔한 것이며, 암흑을 밝히지 못할 정도로 약하나 ...
Our floating pale blue ark of endless forms most beautiful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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